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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홍보 통해 ‘플리커 프리 LED조명’ 광고하는데 정작 구체적 결과치는 미흡

 

LED조명에 대한 플리커 문제는 항상 뜨거운 이슈로 회자된다. 명멸현상(明滅現象)으로 불리는 플리커(flicker)는 광효율 및 전력효율과 달리 눈을 피로하게 하고, 예민한 경우에는 어지러움이나 두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기존 LED조명은 물론, 새로 구매할 LED조명의 구매 기준으로 반드시 플리커 현상을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요즘은 소비자들이 플리커 유무를 먼저 따지는 시대가 됐다. 언젠가 모 LED조명업체에서 자사 고객 성인남여 1,198명을 대상으로 ‘올바른 LED홈조명 선택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 결과 ‘LED홈조명의 선택 기준’은 ‘품질’이라고 답한 사람이 40.1%로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눈건강(20.2%), ‘제품가격’(16.6%), ‘디자인’(10.2%,), ‘전기료 절감’(8.8%), ‘AS 처리’(4.1%) 등의 순이었다. 또 ‘품질’이라고 답변한 고객을 대상으로 품질 요건을 확인한 결과 35.2%가 ‘플리커 프리’라고 답할 정도였다.

이 때문일까? 요즘 출시되는 대다수의 LED조명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플리커 프리’ 제품이라는 문구를 쓰고 있다. 그런데 제조현장에서 플리커를 측정할 수 있는 플리커 측정장비는 국내에서 시험기관을 포함해 고작 30곳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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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LED 조명기구 11개 브랜드,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성능차이를 실험한 결과를 공개한 뒤, 광효율과 전력효율 그리고 플리커(깜빡임)가 제품 도입에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 특히 광효율과 전력효율은 표시사항을 잘 살펴보면 상당부분 계산이 가능하지만, 플리커와 관련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아 쉽게 알아보기 어려웠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조사 대상 중 8개 제품의 퍼센트 플리커가 1% 이하로 상대적으로 낮아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3개 제품은 퍼센트 플리커가 20%를 초과해 상대적으로 높은 ‘보통’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에 ‘우수’, ‘보통’, ‘미흡, 또는 불량’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 플리커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제조사나 소비자 모두 플리커의 중요성까지는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측정 결과치를 내 놓지도,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내 LED 조명업체들 대부분이 플리커 측정장비를 구비하지 않은 이유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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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커 현상이란?

플리커 현상은 교류(AC) 전류의 특성 때문에 생긴다. 교류 전류의 파형은 사인(sin) 주기를 나타내는데, 이 파형에 따라 전기가 켜졌다(On), 꺼졌다(Off)를 반복한다. 60㎐ 주파수를 사용하는 국내에서는 1초당 60번 켜졌다 꺼진다. 조명을 밝히는데 AC 전원을 쓴다면 빛도 초당 60번 깜박인다.

플리커 현상은 눈으로 식별하기 쉽지 않다. 사람 눈은 초당 16프레임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당 24프레임을 사용하는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이유다.

 

LED조명에서 플리커가 문제되는 이유

육안으로 감지하기 어려운 플리커 현상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눈으로는 인식할 수 없어도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PNNL)는 지난 2012년 LED조명의 플리커 현상이 간질성 발작에 동반되는 신경계 질환, 두통, 피곤함, 몽롱함, 눈의 피로, 시각 활동 감소, 산만함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의학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시력 저하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장시간 반복적으로 봐야 하는 자동차 후미등에 플리커 현상이 있으면 단순한 피로감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위험도 있다.

이같은 플리커 현상은 기존 전통조명에도 있었다. 그러나 특히 LED조명에서 시장 초기부터 이슈가 된 이유는 시장 개화 초반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고 가자는 요구에 따른 것이다. LED조명의 수명이 길다는 것도 한 이유다.

일반적으로 플리커 현상을 콘덴서를 이용해 억제하는데, 콘덴서가 불량을 일으키거나 수명이 짧으면 LED 칩·패키지 수명 여부와 상관없이 플리커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기존 초크식·전해식 콘덴서는 대부분 수명이 2~3년에 불과해 5~10년을 목표로 설치하는 LED조명에는 맞지 않는다.

이를 해결한 조명만 유통시키자는 것이 플리커 현상을 규제해야 한다는 측의 논리다. 조명 업계 관계자는 “불량·저가 콘덴서를 사용하거나 플리커 현상이 발생하는 조명을 원천 차단해야 국가 전반적으로 LED산업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플리커 현상에 대한 국내외 대응 방안

대외적으로, 프랑스 보건 당국은 플리커 현상이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으며, 유럽 등지에서는 플리커 현상이 발생하는 조명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는 2021년 7월 이후부터는 플리커 규정을 지킨 LED조명만 생산 및 판매가 가능해진다.

이에 앞서 미국은 지난 2013년 2월 에너지 절약을 장려하기 위한 자국 인증제도 ‘에너지스타’의 새로운 기준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새 기준에서는 조명제품의 플리커 수준이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면 인증 대상에 포함될 수 없도록 했다.

기준에 따르면, LED조명의 퍼센트 플리커 20% 이하, 플리커 인덱스(주파수 100㎐ 때)는 0.15 이하가 돼야 에너지스타 인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퍼센트 플리커는 플리커 정도를 수치화하기 위해 만든 단위다. 20% 이하는 최고 밝기를 1로 정했을 때 최저 밝기가 0.666이상인 것을 의미한다.

또 일본은 2012년 안전인증(PSE) 기준에 주파수 100㎐ 이상에서 파형의 최대값과 최소값이 5% 안쪽이면 통과가 가능함을 명시하고, Circle PSE(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제조자 스스로 관련 규격에 맞추어 마크를 부착하고 판매 가능) 인증을 진행할 때 플리커 시험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LED조명의 플리커 관련 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단, LED조명을 사용하는 일부 수요기관에서 자체 규정을 수립해 구매 제품을 규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들 수 있다. LH는 ‘퍼센트 플리커 120㎐ 5% 이하, ON Time 0.5초 이내’로 지정해 뒀다. LH는 이 규정을 지난해 실시한 ‘LH 조명기구 디자인 공모전’ 시방서에도 포함시킨 바 있다.

또 스마트 LED조명 고효율인증 규정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공단은 퍼센트 플리커 30% 이하, 플리커인덱스 0.15 이하로 가닥을 잡았다. 단. 광출력 주파수가 800㎐ 이상인 경우 면제하고, 향후 Pst(80㎐ 이하), SVM(80㎐ 이상) 인증기준도 별도로 수립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퍼센트 플리커 40% 이하, 플리커 인덱스 0.15 이하로 제시하고 있으며 민간 수요기관으로는 유일하게 포스코건설이 자사 구매조건에 퍼센트 플리커 5% 이하 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조명업계의 플리커 측정 방법과 소비자 인식은?

이러한 이슈가 부각되고 소비자들 또한 플리커 프리 제품을 찾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많은 LED 조명업체들이 플리커 프리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플리커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제조업체 스스로 자가기준을 설정해 제품을 제조, 홍보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업계 및 시중에서는 휴대폰 카메라로 LED조명을 들여다보며 ‘검은 줄이 생기는가?’ 여부로 플리커 유무를 판단해 문제가 되고 있다. 쉽게 말해 LED조명에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댔을 때, 검은 줄(주사선·scanning line·走査線)이 생기면 플리커 제품. 검은 줄이 생기지 않으면 플리커 프리 제품으로 단정 짓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잘못 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휴대폰 카메라 사용 시 광원과의 거리, 각도 등에 따라 검은 줄이 나타나거나 사라질 수 있으며 여러 조명이 함께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제대로 된 측정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플리커가 ‘0’을 나타내는 ‘프리’ 상태는 일반적으로 불가능한데, 단순히 휴대폰 카메라에 검은 선이 안 보이면 ‘프리’, 보이면 ‘플리커 제품’으로 잘못된 판단 기준을 업계 스스로가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 있다”면서 “실제로 휴대폰 카메라에 검은 줄이 나타난 제품도 측정 장비를 통해 확인해 보면 에너지스타 기준 안에 들어가는 제품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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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커 프리라는 표현 자체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전류를 다단계로 구조화해도 배터리 구동 방식이 아닌 이상 플리커는 조금이라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플리커 프리라는 표현 대신 ‘플리커 저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휴대폰 카메라로 플리커 유무를 판단하게 하고, 검은 줄이 안 보이는 제품을 플리커 프리 제품으로 오인하게 한 것은 업계의 상술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특히 홈쇼핑 방송에서 두드러졌다. 홈쇼핑 방송들이 너 나 없이 LED조명 상품을 취급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플리커가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 요소들을 설명하고, 휴대폰 카메라를 조명에 들이댄 후 검은 줄 유무로 플리커 여부를 판단하게 했던 것이다. 이후 언론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심심치 않게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관련 내용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고, LED조명을 선택할 때 플리커 프리 여부를 꼭 물어보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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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커 측정장비, 실제로 국내에는 얼마나 보급 됐나?

플리커 문제에서 최근 크게 지적되는 사항이 플리커 측정 방법이다. 정확하게 플리커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계측기를 통한 연산 및 그 결과를 디지털로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장비가 꼭 필요하다.

이같은 ‘플리커 측정기’는 2,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포터블 제품은 더 저렴하다. 그러나 이같은 플리커 측정기를 공급하고 있는 장비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에서는 LED조명 시험·연구기관 및 일부 기업 등을 포함해 모두 30곳만 이 장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의 조명 제조업체는 측정장비도 갖추지 않고 일명 ‘플리커 프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플리커 측정장비’를 도입해 자사 LED조명 제품의 플리커를 관리해 온 업체는 미미라이팅이다. 미미라이팅은 지난 2013년 ‘플리커 측정장비’를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 생산라인에 적용했다. 이 회사가 플리커 측정기를 도입하기 전까지는 특정 시간 간격(대역)의 전압 변화를 볼 수 있는 오실로스코프(oscilloscope)를 활용했다. 오실로스코프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전자 신호를 표시하기 때문에 여기서 나온 측정치를 연산하면 대략적인 플리커 값을 추정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측정치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 측정장비가 필요해 해외 여러 장비업체와 접촉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관련 장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미미라이팅은 장비 확보 후 구동전원에 포함된 플리커 성분을 제거해 LED광원에 선형적인 형태의 직류전원을 투입, 깜빡임 현상을 대폭 줄인 ‘LED조명 플리커 저감기술’을 개발했다. 미미라이팅은 이를 통해 구동전원에 포함된 플리커 현상을 제거하고, LED광원에 선형적인 형태의 직류전원을 인가해 깜빡임 현상 없이 LED조명을 디밍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을 탄생시켰다.

당시 개발된 이 회사의 플리커 저감 LED조명(40W급)은 서울시의 플리커 성능지표(퍼센트 플리커 40% 이하, 플리커 인덱스 0.15 이하), 미국 에너지스타 기준(퍼센트 플리커 20% 이하, 플리커 인덱스 0.15 이하)을 훨씬 밑도는 퍼센트 플리커 0.66%(300×1200㎜ 사이즈), 0.54%(600×600m 사이즈)를 나타냈으며, 플리커 인덱스 역시 0.0012에서 0.0014 수준에 불과했다. 이같은 미미라이팅의 ‘플리커 저감 LED조명기술’은 녹색기술인증을 통해 기술적인 차별성을 인정받았으며, LH 본사 신사옥에도 적용됐다.

이후 그동안 플리커 추정 방법이 없어 고심했던 한국조명ICT연구원 등 연구·시험기관들과 일부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도입이 증가해 현재 30여 곳에 보급이 이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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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하재찬 chany1013@hanmail.net>